[장르소설 리뷰] 지옥에서 돌아온 게임 디렉터 - papapa. [3.5]
머니게임 회사에 재직중 회의감을 느끼고 퇴사.
1인 인디 개발로 최다 GOTY를 수상하는 순간에
과로사로 사망하게 된다.
이후 지옥을 경험하게 되고,
다시 눈 떠보니 2008년의 대학 시절로 회귀하게 된다.
알싸한 지옥의 기억을 바탕으로
다양한 게임을 만들며 승승장구 하는 소설.
네이버 시리즈
https://series.naver.com/novel/detail.series?productNo=10092872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361855
▷ 전개 및 특이점.
지옥과 관련해서 존재하는 다양한 설정을 섞어서,
소설만의 지옥도의 설정을 잡고 그 지옥 배경의 게임들을 만들어낸다.
이 부분이 주인공이 만드는 게임들의 전체 배경이 되고,
전 세계적으로 성공하며 흥행하는 게임 개발사 이야기.
여러 게임개발 소설들을 읽어봤지만,
게임 개발이라는 측면에서의 재미를 준 소설은 처음인듯 하다.
보통은 이런 게임 만들었고, 현실의 게임을 살짝 꼬아서 만들어냈다고 하며
성공+투자 형식의 이야기 전개가 흘러가는 소설이 많다.
반면 이 소설은 주인공이 경험한 지옥이라는 배경안에서 게임을 만들어 내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게임의 개발에 관한 A 부터 Z까지를 그린다.
주인공이 다 해먹을 수 없는 큰 판이다보니 당연히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전생에서의 알음 알음 알던 능력자들을 본인의 회사에 모으고,
그 직원들을 갈아가며 게임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이 부분이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노닐며 묘사되어 흥미롭게 읽힌다.
주인공의 지옥에 대한 집착이 엔딩과도 연결되는 복선인데, 꽤 자연스럽게 녹여서 설득력있다.
결말을 정해놓고 달렸기에 묻어놓은 복선도 의미있게 보인다.
주인공이 직접 보고 경험한 계층별로 나뉜 지옥의 의미들이
개발하는 게임 시리즈 마다 나눠서 담겨있고,
계층별 지옥이 시사하는 바를 그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특히 지옥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는 점은
후반에서 나오는 지옥의 존재의의와 맞닿아 연결된다.
"어쩌면 지옥이란 건, 나아질 준비를 하는 곳일지도 모르겠다고."
동양권의 지옥이나 서양권의 지옥의 고통만 묘사하는 글을 보다가,
그 지옥이란 곳의 존재의의를 고민했다는 점이 전체 이야기를 곱씹게 만든다.
전체적으로 지옥의 경험담을 게임으로 만드는 과정의 소설이다.
과정에서 주인공 주변의 인물들이 가진 개성들이
소설의 이야기를 즐겁고 유쾌하게 만든다.
여러가지 밈과 드립들이 우중충한 게임 개발 얘기를 조금 가볍게 만들어준다.
게임 개발은 실제 시간과 돈, 그리고 인력이 많이 소모되는 창작물이다.
아무리 세밀하게 묘사한다고 해도 거기에 매몰되지 않고,
전체적인 그림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전개가 시원시원하게 넘어간다.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주인공을 제외하면
거의 원툴 만렙의 인물들로 설정되어있다.
한 사람이 한 개의 능력에 몰빵된것처럼 보이기에,
딱히 캐릭터가 겹쳐지지 않아 모호하게 보이진 않는다.
알고보면 다들 개그캐릭터에 가까운지라 진지한 얘기로 분위기 잡혔을때,
일상파트의 주변인물들이 뛰어놀기 시작하면 현생 개그물로 보이기도 한다.
▷ 주인공 (프로타고니스트.protagonist)
- 지옥 경험 후 회귀.
- 매우 잘 생김.
- 본인 선택에 확고한 방향성.
- 여장 코스프레를 즐겨함.
- 똑똑하고 부지런한 스타일.
- 그래서 밑의 직원들이 무심하게 갈려나감.
▷ 적대자 (안타고니스트.antagonist)
- 딱히 없음.
- 알 수 없는 지옥 홍보활동에 대한 의무감.
▷ 정리
결국은 게임개발에 관한 이야기이며, 비슷한 소재의 소설은 꽤 많다.
그리고 비슷한 소재의 소설과는 다르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이 소설을 재밌게 읽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바로 소재에 충실한 점이다.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게임 개발에 관한 이야기다.
타 소설은 개발자로 시작해 돈을 벌기 시작하면
문어발 확장과 더불어 경영자 혹은 미래기억을 활용한 투자자로 변모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본인이 경험한 지옥을 활용하여
다양한 해석을 곁들이며 게임 개발에만 집중한다.
물론 서드파티의 개념으로 개발팀을 인수하기도 하지만,
그 역시 게임개발의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비슷한 소재를 활용한 소설중에 소재에 집중하기에
오히려 비교적으로 우월한 장점으로 느껴졌다.
물론 단점도 있다.
결론적으로 수습이 불가능하니 중혼제를 도입한다던가 (...)
게임 개발외의 외부 문제는 아예 건드리지도 않아서
모든 세상이 게임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는 등 말이다.
지옥에 대한 작가의 생각도 흥미로웠고,
진중한 주제에 비해 유쾌한 분위기와 개성있는 캐릭터들의 활약이나,
깔끔한 완급조절과 받쳐주는 필력이 오랜만에 재밌게 읽은 소설이였다.
리뷰를 쓰면서 별점을 올린것도 오랜만이다.
지옥에 대한 내용은 스포이니 제쳐 두고
게임에 대한 작가의 철학이 마음에 들어 소개하고 싶다.
'게임에서 게임성을 추구하는 게 뭐가 나쁜 거냐.
세계관에 디테일을 더하는 게, 인물에 깊이를 더하는 게, 시스템의 치밀함을 더하는 것과
게임성에 대해 고찰하는 게 대체 뭐가 나쁜 거냐.
애초부터 게임의 본질은 체험이었다.
새로운 세계를 겪으며 그 속에서의 수행을 통해 성취감을 얻는 것이었다.
그런 과정을 추억으로 남겨 오래도록 간직하는 것이었다.
부차적인 것들을 모두 치우고 보면 그것만이 진실이었다.'
자. 좋은 게임을 즐겨 하자.
.... 와이프와 애기가 잠들고 난 다음에 말이다.
[5.0] 스토리, 캐릭터, 주제, 필력의 완벽한 조합. (매우 주관적인)
[4.0] 충분히 재미있는 소설.
[3.0] 킬링타임. 시간은 안 아깝다. 평균점.
[2.5] 읽긴 다 읽었는데.. 아쉬움. 평균점.
[1~2.0] 거의 대부분 읽다 포기. 지금 나에겐 읽기 힘든 소설.
- 이야기 전개의 설득력 저하.
- 큰 하자가 있는 이야기 (결말, 동기등).
- 포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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