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건투를 빈다 - 김어준. 푸른숲. 2008.
방황하는‘88만원 세대’와 직장인을 위한 딴지총수 김어준의 진심 어린 상담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이 수많은 젊은이들을 갈등과 혼란에 빠뜨리는 정체성과 자존, 가족, 우정, 직장 그리고 연애에 대한 질문에, ‘개인’에 초점을 맞춰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 책은 〈한겨레〉 ESC ‘그까이꺼 아나토미’를 비롯해 여러 매체에 연재한 상담을 묶은 것으로, 저자는 질문자들이 고민을 털어놓으면서도 교묘하게 숨기는 내면의 진실, 어떻게 해서든지 외면하고 싶은 현실을, 김어준 특유의 직설적 어투로 샅샅이 파헤친다.
20, 30대 젊은이들의 다양한 질문과 고민들은 사실 판단의 기준이 부재한 데서 비롯된다. 스무 살 되었는데도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대학생의 고뇌도, 직장 상사가 무능해서 괴롭다는 직장인의 고충도, 자기 돈은 자기가 관리하고 싶다는 마마보이의 고민도, 헤어진 여인을 잊지 못해 괴롭다는 실연남의 절망도, 모두 삶에 대한 태도가 명확히 서 있지 않은 데서 비롯된 고민이다. 상담 과정에서 김어준은 이에 절체절명의 선택의 순간에서,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설 수 있는 결정’에 유용한 근거들을 명쾌하게 제시한다.
이 책은 스펙에 사로잡혀 ‘병정개미’로 살아가는 20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30대 젊은이들에게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삶’의 새로운 지표를 제시해줄 것이다.
-책 소개: Yes24 (http://www.yes24.com/Product/Goods/3114607?OzSrank=2)
[목차정리]
- 나. 어떻게 살것인가.
- 가족. 어떻게 살것인가.
- 친구. 어떻게 살것인가.
- 직장. 어떻게 살것인가.
- 연인. 어떻게 살것인가.
깔끔하다.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김어준 총수의 생각이다.
여러 책, 잡지, 인터뷰, 미디어등에서 보인것처럼
김어준 총수의 말과 글은 낯설다.
그 낯선 태도가 옳고 그럼은 차치하고
왜 그런지에 대한 이유와
왜 그렇게 살게 되었는지에 대한 단초가
책 중간중간에 묻어있다.
물질적인 부분을 채우고 받고 가짐으로서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나를 채우고
어른이 되지 못한 이들이 즐비한
보편적인 사회의 시야의 바깥에서 냉소한다.
그러니 불편하게 보인다.
기존의 기득권층과 있는 사람들의 눈에는
뭐도 없는거 같고
딱히 아무것도 아닌거 같은데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김어준이란 이름이 문화의 일부를 차지하는지
영원히 알 수 없을것이다.
그들은 전혀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서
한 축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뭐 이건 개인적인 김어준 총수에 대한 평가고,
이 책은 그런 그의 생각을 읽게 해준다.
늘 말하는 도덕적인 이야기들의 충고가 아니라
그 모든것을 너를 위해서
너의 삶을 위해서 그 모든 선택들을 감당하며 후회하고
즐기며 살아가라는 것이다.
옳은 선택을 하라는게 아니라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했다는 걸 알면서
더 깊은 후회를 하기 전에.
잘 읽었다.
21세기 원시인 같은 총수의
날것같은 신선한 조언은
좀 더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충분히 필요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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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발췌.
28p
자존감이란 그런 거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부족하고 결핍되고 미치지 못하는 것까지 모두 다 받아들인 후에도 여전히 스스로에 대한 온전한 신뢰를 굳건하게 유지하는 것. 그 지점에 도달한 후엔 더 이상 타인에게 날 입증하기 위해 쓸데없는 힘을 낭비하지 않게 된다.
53p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하는 게 아니다. 자신이 누군지를 결정하는 건 자신의 선택이다. 더 정확하게는, 자신이 했던 무수한 선택들이 하나하나 모여 결국 자신이 누군지 결정하는 거다. ...... 그 선택의 누적분이 곧 당신이다. 그 선택 자체가 옳다 그르다는 게 아니다. 당신은 당신이 선택한 만큼의 사람이란 거다. 더도 덜도 말고.
67p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냥 그 일을 하는거다. 실패를 준비하며 핑계를 마련해두는 데 에너지를 쓸 게 아니라, 토 달지 말고, 그냥, 그일을 하는 거, 그게 그일을 가장 제대로 하는 법이다.
100p
가족이 자신을 위한 사설 자선단체인 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몰염치와 이기심을 오히려 가족의 권리인 줄 안다. 인간관계에 이만한 착각도 없다. 이 도착적 가족윤리, 자본주의의 출현, 사생활의 탄생과 더불어 발명된 ‘신성한 가족’이란, 근대의 가족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가족관계가 주는 스트레스와 대면할 때, 한 가지 원칙만 기억하시라. 존재를 질식케 하는 그 어떤 윤리도, 비윤리적이다. 관계에서 윤리를 잊어라. 지킬 건 인간에 대한 예의다.
120p
가족 간 문제의 대부분은 그렇게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키지 않아 발생한다. 존재에 대한 예의란 게 친절하고 상냥하다고 지켜지는 게 아니다. 아무리 무뚝뚝하고 불친절 해도 각자에겐 고유한 삶에 대한 배타적 권리가 있으며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스스로의 자유의지로 그 경로를 최종 선택하는 것이란 걸 온전히 존중하는 것. 그게 바로 인간에 대한 예의다. 그 어떤 자격도 그 선을 넘을 권리는 없다. 가족 사이엔 아예 그런 선이 없다는 착각은 그래서 그 자체로 폭력이다.
136p
... 그로 인해 내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그 경계의 일부를 파악하게 되었으니까. 그렇게 내가 누군지 알게 되는 첫걸음을 떼게 되었으니까. 선택은 언제나 자신을 드러낸다. 선택이 곧 자신이란 말이다. 그리고 그런 선택은 친구와의 관계를 통해 가장 먼저 경험하게 되는 법이다.
138p
... 지금 당신은 자신의 삶과 미래가 당신의 계획과 실천에 의해 대부분 결정 난다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실제 당신 삶 중 상당 부분은 어느날 갑자기 닥쳐온 우연에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인생의 주요 국면들이 그렇게 닥쳐온 우연과 재수에 어떻게 대처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는 거, 생각해보면 당연한 거다. 당신을 위해 준비된 삶의 행로란 게 어딘가에 미리 저장되어 있는게 아니니까.
139p
... 그러나 그런 선택에 마땅히 따르는 대가를 지불하려 하지 않는게 부지기수다. 핑계를 찾고 이유를 찾는다. 자신은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거다. 결정적 차이는 거기서 만들어진다. 그 선택을 합리화 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갖가지 거짓과 사기는 결국 다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좀 먹는다. 비겁하고 이기적이면서 스스로 그걸 인정하지 않을 때 진정한 피해는 그렇게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입게된다.
...스스로에게 떳떳한 자가 갖게되는 자존감의 괴력은 실로 대단한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삶에 대해 당당해질 뿐 아니라, 그 기운은 반드시 주변에 전달된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무척 좋아한다.
p.s. 이번 기회에 스스로 친구를 위해 내가 손해 볼 수 있는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따져보시라. 자신의 바닥이 어딘지 가늠할 수 있게 된다.
213p
p.s. 나이 들어 가장 비참할 땐 결정이 잘못됐다는 걸 알았을 때가 아니라 그때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했단 걸 깨달았을 때다.
222p
지금처럼 상황이 당신의 통제권 바깥에 있을 때 가장 중요한 건, 상황 자체가 아니라, 당신이 정확히 뭘 원하는지 당신 스스로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건 그들의 몫이다. 할 수 없다. 할 수 없다는 건 상관없다와는 다르다. 상관있지만 할 수 없다. 그건 또 그것대로 부닥치는 수 밖에, 어떻게 하면 대가를 지불하지 않을까부터 고민해봐야 아무 결정 못 한다. 출발점은 내가 그걸 얼마나 원하느냐, 여야 한다. 그런 후 그 다음을 감당해가는 거다. 순서가 그렇다.
224p
...... 진짜 문제는 그 어떤 선택도 하지 못하는 데 있다. 그 결과를 감당하는 게 두려워서, 많은 사람들이 선택으로 인한 결과를 감당하기 싫어 아예 선택 자체를 피해버린다. 그렇게 선택으로부터 도망가면 결국 다른 사람이나 시간이 당신을 대신해 선택을 한다. 결과라는 건 그렇게 당신이 선택을 하든 않든, 어떤 모양으로든 반드시 닥치기 마련이다. 그 경우 당신은 당신이 선택하지도 않은 결과를 감당해야 하는거다. 그러니 어느쪽이 됐건 반드시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해야 하는거다.
..... 사람이 나이들어 가장 후회될 땐 잘못된 선택을 되돌아볼 때가 아니라 그때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했다는 걸 알았을 때다.
257p
사랑이란 모든 걸 내 뜻대로 할 수 있어 하는 게 아니라, 어떤 것도 내 뜻대로 되지 않건만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어서, 하는거다.
296p
결혼 생활이란 게 사실은 배낭여행과 본질적으로 유사하기 때문이다. 일상의 연애에서 결코 알 수 없었던 약점과 한계가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된다는 점에서도 그렇거니와 싱글일 때는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종류의 갈등에 부딪히게 될 뿐 아니라 그 갈등에 대한 정답이 따로 없어 결국은 각자가 본연의 품성과 문제 해결능력이 그 바닥을 드러내게 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328p
그러니 문제 그 자체를 문제삼지 말고 그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건지에만 언제나 집중하시라. 그러지 못하고 문제 자체에 주도권을 넘겨주고 휘둘리고 마는 자들, 왜 유독 내 삶에만 이리도 문제가 많으냐며 스스로 비탄해 마지 않는다. 그들의 불평, 불만 들어주는 것처럼 고역도 없다. 갈등과 스트레스가 있거들랑 기꺼이 갈등하고 스트레스 받으시라. 그게 갈등과 스트레스를 대하는 올바른 태도다. 그렇게 불완전한게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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