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소설 리뷰] 필드의 이방인 - 드러먼드 [4.0]
언제 어느장소에서건 나는 이방인이었다.
고아원에서 자란 8년.
입양되어 간 네델란드의 10여년.
어느곳에도 속하지 못한 내 삶에서
늘 이방인이였던 내가
필드 위에서 축구를 할때
드디어 이방인이 아님을 인정한다.
나 스스로에게.
▷ 전개 및 특이점.
고아, 입양, 해외생활.
하나씩 나열하지만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단어의 고리들.
그리고 주인공은 이런 조건을 지닌채
8살부터 네델란드에서 자란 검은머리의 이방인이다.
그리고 스스로를 어딘가 속하지 못한채 겉돈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축구를 통해 조금씩 스스로를 찾아가는 내용이다.
회빙환같은 판타지의 기본 요소따윈 없고,
다소 늦게 재능을 발견한 노력형 천재타입의 주인공이
축구선수로, 그리고 인간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 소설이다.
모종의 이유로 8살 무렵 축구를 시작하자마자 곧 포기하고,
스케이트 선수로 고등학교까지 활약한다.
그리고 스케이트를 은퇴 후 우연하게 축구에 다시 입문하게 된다.
재능이 충만한 하얀 도화지같은 주인공이기에,
축구에 대한 선입견없이 끊임없이 노력하며 배우고 성장한다.
익숙한 판타지 요소는 배제한채 재능과 노력을 겸비한 주인공이
축구를 통해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항상 이도저도 아닌 어딘가에 있음을 늘 인지하고 있기에,
축구라는 수단을 통해 본인의 능력을 인정받고 팬들에게 사랑받으며 성장한다.
결국 팬들은 주인공을 이미 인정하며 우리의 범주에 넣었는데 스스로를 이방인이라 생각하는 주인공이
마침내 본인을 인정하며 스스로 이방인이 아님을 규정하는 후반의 과정은
충분히 매력적인 서사로 읽혔다.
주인공의 성장소설이라는 매력적인 소재이자 한계는
결국 주인공외에 다른 인물들이 잘 보이지 않게 한다.
모든 내용에서 1인칭으로 진행되며 스스로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내용에서
그외의 인물들은 재능을 개화하기 위한 비료들에서 달라지지 않는다.
결국 주인공만 존재하는 소설의 느낌이고,
본인이 성장하는 모든 계기가 오롯이 주인공에게 있기에
주변인물에 대한 매력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패스 잘해주는 셔틀정도랄까.
▷ 주인공 (프로타고니스트.protagonist)
- 고아.
- 8살 네델란드 입양.
- 스케이트 선수 18세 은퇴.
- 공동체 소속감 없음, 오로지 가족.
- 축구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
-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한 노력.
- 삶의 모든것이 축구에 집중됨.
- 고자는 아님.
- 한국인에 대한 정체성 없음.
▷ 적대자 (안타고니스트.antagonist)
-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고찰.
- 그리고 그 찾은 해답이 이야기의 끝.
▷ 정리
정체성을 찾아가는 내적성장이 주제인 이야기로,
결과를 쏟아내는 축구경기의 사이다와
내면의 더딘성장의 고구마가 절묘하게 균형이 잡혀있는 소설.
물론 스포츠 물이라는 소재의 한계는 어쩔 수가 없다.
경기에서 승리하든 패배하든 내용이 반복되는 면은 존재하지만
경기별로 중요도가 나뉘는 경기는 과감히 생략함으로 지루함을 어느정도는 덜어냈다.
그렇다고 해도 결국 축구 경기 자체를 생략하지는 않았기에
큰 틀에서 반복되는 묘사에 지루할 수도 있는 부분은 인정.
같은 소재와 비슷한 주제의 필드의 어린왕자라는 소설과 비교되는 부분이 있다.
디테일하게 따지면 성장이라는 키워드는 비슷할 지언정,
무엇을 위해, 어떻게 성장하느냐는 다른 부분이다.
그렇기에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주인공의 정체성은
비슷하지만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독자 입장에서도 주인공의 캐릭터가 다르기에
느끼는 만족감도 당연히 달라진다.
필드의 어린왕자는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그 사춘기의 성장에 촛점을 맞췄다면
필드의 이방인은 소속되지 않은 내가 스스로 이방인이 아님을 규정함으로
스스로를 인정하는데에 촛점을 맞춘것으로 보인다.
결국 어른이 되는 모두가 겪었던 그 때의 감상을 공유하는 소설과
타인의 세계에서 나 스스로를 인정하게 되는 사회적 어른을 목적으로 하는 소설로 나뉘게 되는 셈이다.
결국 자의던 타의던 스스로 모든 곳에서 이방인으로 생각했던 주인공이
"나는 누구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다 축구로 인해 그 답을 찾는 과정의 이야기다.
충분히 흥미로운 주제라 생각하며 즐겁게 읽었다.
그러나 그 여정이 소설속 짧은 시간의 흐름에 비해 너무 소설이 길다보니
읽다 지치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외전 포함 376회)
'이 애는 언제 크나' 라는 생각도 읽는 내내 드니 말이다.
반면 마지막을 향해 진행되는 거의 끝의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린 연출은 매우 좋았다.
장면을 교차로 서술하며 주인공의 거듭한 고민이
다큐멘터리의 끝과 일치할때 얻는 깨달음은 마치 영상을 직접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개인적인 평점이 좋은 편인 이유는 그 엔딩을 위한 마지막 디딤돌 역할인
다큐멘터리 에피소드의 깔끔한 마무리가 매우 마음에 들어서이다.
스포츠 물에 관심 있고, 필드의 어린왕자를 보지 못했다면 적극 추천할 수 있다.
물론 아니라해도 충분히 공감하며 재밌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5.0] 스토리, 캐릭터, 주제, 필력의 완벽한 조합. (매우 주관적인)
[4.0] 충분히 재미있는 소설.
[3.0] 킬링타임. 시간은 안 아깝다. 평균점.
[2.5] 읽긴 다 읽었는데.. 아쉬움. 평균점.
[1~2.0] 거의 대부분 읽다 포기. 지금 나에겐 읽기 힘든 소설.
- 이야기 전개의 설득력 저하.
- 큰 하자가 있는 이야기 (결말, 동기등).
- 포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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