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소설 리뷰] 국세청 망나니 - 동면거북이 [3.5]
어느 순간 사람에게 숫자가 보인다.
그 숫자의 의미를 알게된 건 근래.
탈세액의 숫자였다.
무기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국세청 7급 공무원을 합격한 날 부터
뒤를 돌아보지 않고 돌진하는
국세청의 유일무이한 망나니가 되어 칼날을 휘두른다.
▷ 전개 및 특이점.
딱 두가지 분류로 세상을 바라보는 주인공.
성실납세자 or 탈세범.
대한민국을 위해 힘을 합친 국세청과 검찰청의 인물들을 배후로 두고
국세청의 칼잡이로 정의구현을 반복하는 소설.
솔직히 소설로만 보면 잘 쓰였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만 현실의 대한민국을 바라볼때 이런 판타지가 실제 있었으면 하는
대리만족의 쾌감이 워낙 커서 만족스러웠다.
딱히 공감가지 않는 초반 캐릭터 설정을 뒤로하고 나면
사이다 향연의 에피소드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작가의 현직이나 전직업이 궁금해지는 세무관련 법들의 디테일과
국세청 조직구조등은 독자에게 어떻게 판이 돌아가고 있는지를
상상하게 하기에 충분하게 읽힌다.
작가가 실제 세무사 출신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세법의 디테일한 풀이가 이해된다.
소재의 신선함 과는 별개로 아쉬운 점은 분명히 있다.
단편적인 행동만을 반복하는 1차원적인 인물들의 구성이나
수사-탈세자료확보-수금으로 이어지는 에피소드의 반복은 소설의 끝날때까지 반복된다.
게다가 망나니짓의 배경으로 삼게 되는 검찰, 국세청쪽의 든든한 빽들은
그 권한이 막강하게 그려져 오히려 현실성이 떨어지게 느껴지기도 한다.
오로지 나쁜 탈세범만 때려잡고, 또 때려잡는 연속된 에피소드는
탄탄한 캐릭터가 없다보니 얼핏 지루하게 읽힐 수도 있다.
멍청한 나쁜놈들과 방탄 주인공의 일방적인 싸움에서 벗어나지 않으니 말이다.
이런 원패턴의 이야기가 500화까지 진행된다는 점은
오히려 긴 분량이 단점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 주인공 (프로타고니스트.protagonist)
- 내부고발자.
- 사람의 탈세액이 실시간으로 보임.
- 탈세 안한 사람은 착한사람으로 인식.
- 뒤에 빽을 둔 초고속 승진자.
- 성공율 100%의 탈세액 추징실적.
- 건조한 인생.
- 선과 악을 나누는 편협한 기준.
▷ 적대자 (안타고니스트.antagonist)
- 대한민국 수구 세력.
- 돈이 고이는 곳에 존재하는 쓰레기들.
▷ 정리
세법이라는 전문적인 소재를 다룬 소설은 처음인데, 생각보다 즐겁게 읽었다.
나라에 돈이 없는게 아니라 도둑놈이 많다는 옳은 말을 한
정신병자의 말이 생각나기도 한다.
국세청에서 다룰 수 있는 형법상의 권리가 없기에
나라를 위한 정의로운 검사 캐릭터를 엮어서 패키지로 처리하는
이야기 진행구조는 완결때까지 반복되지만 뗄 수는 없는 옵션이기도 해보인다.
어차피 형법으로 처벌 못하면 세금 수금이라는 수단이 한계로 보이기도 하니까.
물론 이런 검사는 현실에 존재할까라는 의문은 든다.
지금 나라 돌아가는 꼬라지보면 말이다.
스토리만 놓고보면 뻔한 에피소드의 반복인건 부인할 수 없다.
주인공의 능력을 발판삼고, 국민들의 관심을 배경삼는 부분부터
판타지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점도 아쉽다.
다만 웹소설이라는 스낵컬처를 왜 즐기는 지에 대한 목적을 상기한다면
이 소설은 그 목적에는 충실한 쾌감을 준다.
지금도 현실에 존재하고 있는 버러지들을 처리하는 대리만족의 쾌감은
다 때려부시고 다니는 액션영화 못지 않게 즐거우니 말이다.
이런 소재와 전개에 탄탄한 캐릭터 설정과 서사를 도입했다면
소설 자체로의 만족감도 클 수 있겠지만
같은 맥락에서 일일 연재 웹소설의 한계임도 인정한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생뚱맞은 반전은 굳이 넣을 필요가 있었나라는 생각도 들지만
전체적으로 재밌게 읽은 소설이었다.
(물론 소재가 소재이다보니 취향은 충분히 갈릴 수 있다)
[5.0] 스토리, 캐릭터, 주제, 필력의 완벽한 조합. (매우 주관적인)
[4.0] 충분히 재미있는 소설.
[3.0] 킬링타임. 시간은 안 아깝다. 평균점.
[2.5] 읽긴 다 읽었는데.. 아쉬움. 평균점.
[1~2.0] 거의 대부분 읽다 포기. 지금 나에겐 읽기 힘든 소설.
- 이야기 전개의 설득력 저하.
- 큰 하자가 있는 이야기 (결말, 동기등).
- 포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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