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소설 리뷰] 스마트폰을 든 세종 - 문환 [3.5]
왕자 이도 (충녕군).
스마트폰을 얻게 되다.
실시간으로 21세기의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세종대왕의 이야기.
# 전개 및 특이점.
대체 역사소설에서 많이 사용하는 소재를 사용하지 않은 소설.
회귀, 빙의, 환생의 보편적인 치트키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희대의 천재에게 스마트 폰을 사용하게 함으로
대체 역사 장르에 필요한 먼치킨 치트키를 쥐어주었다.
14세기의 고려의 돌쇠가 스마트폰을 얻는다면 어떻게 될까.
혹은 17세기의 마당쇠라고 할지라도 크게 다르지 않을듯하다.
인지 범위를 벗어난 새로운 기물에 대해 적응할 확률은 높지 않을 듯하다.
소설은 주인공을 세종으로 삼으면서 이 모순을 해결했다.
익히 알다시피 우리 역사 최고의 천재이니까.
언어, 정치, 문화, 군사, 기술, 그리고 예술 등 장르를 불문하고
모든 방면에서 당대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낸 사람이 존재할까?
당연히 존재하며 그분이 세종대왕이다.
그리고 세종대왕에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으며
배터리가 소모되지 않는 스마트폰을 줬다.
21세기까지 축적된 역사와 기술을 찾아볼 수 있는 스마트폰이 말이다.
어느 정도 예상은 가능하지만 그래도 묘한 상상에 읽는 맛은 있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스마트폰이 세종대왕에게 간 이유가
전체 소설의 시작이자 끝의 설정이다.
그럴싸한 이유를 만들고 설득력 있게 버무려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전체적으로 소설을 관통하는 소재가 시간의 축으로 나뉘는 평행우주 이론을 활용했다.
굳이 자세하게 설명하면 스포일러가 되니 어느 정도 자제해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특정한 이유로 평행우주는 생성되며, 생성된 우주는 상호 간섭이 불가능하다.
이런 전제하에 이야기가 전개됨으로 14세기의 조선이 발전하여도
연결되어있는 21세기의 지구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한 발 더 들어가면 스포일러이기에 딱 여기까지.
민본을 외치는 세종대왕에게 기물을 줘 활용한다. 당연히 시작은 백성부터.
그리고 세계 인류의 해악의 원흉들(일본, 중국, 영국, 포루투칼, 스페인 등)보다 해외에 먼저 진출한다.
압도적으로 성장한 기술을 바탕으로 무력 과시 이후 평화로운 교류를 통해 인류를 발전시킨다.
소설 전체의 기본이 되는 설정을 빼고 나면 전체적인 맥락은 다른 대체 역사소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르다면 웃긴 셈이고.
대체 역사소설을 한국 사람이 쓰면서 일본 짱 이러면 누가 보겠는가.
중간까지의 현대의 문화를 접한 세종대왕이나 태종, 그리고 문종의 조화가 매력 있다.
다만 중반 이후부터 이야기의 쫀득함이 점점 줄어든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길지 않은 시간이라는 한계,
그리고 14세기의 발전에 대해 설득력 떨어지는 결과물,
마지막으로 긴장감을 주지 않는 미지의 세력 등이 펼쳐지며 재미가 떨어지는 점이 아쉽다.
초반에 잠깐 활약하는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이야기가 조선을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무역 단 쪽의 인물들이 부각된다.
장영실, 황희, 박연 등 세종대왕의 주변 인물들은 어중간한 포지션으로 존재만 남는 아쉬움도 있다.
그렇다고 무역 단 쪽의 인물들이 매력 있는 캐릭터들로 느껴지지도 않는다.
세종대왕에 대한 집중이 높지만, 그 외의 인물들이 너무 평면적이라 전체적인 균형이 아쉽다.
결국 나라를 혼자 이끄는 게 불가능함에도 소설은 오로지 세종대왕밖에 남지 않는다.
# 주인공 (프로타고니스트.protagonist)
- 현 이도. 후 세종대왕.
- 무제한 요금제에 무한동력 스마트폰 보유.
- 블루투스 이어폰, 웨어러블 안경, 프로젝트 등 간절히 필요하면 생김.
- 압도적인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관찰력, 그리고 판단력.
- 21세기 영향을 받은 합리적인 사고.
- 기본적으로 우리가 아는 세종대왕님의 인품.
-... 불로장생자(!?)
# 적대자 (안타고니스트.antagonist)1
- 소수 집단의 극단적인 이기심.
- 영생에 대한 욕구.
- 평행우주에 관한 존재가치 부정.
# 정리
중반 이후부터 뭔가 느슨해지는 이야기의 긴장감이
결국 허탈한 결말로 마무리 되며 아쉬움을 남긴다.
차라리 결말의 이야기를 좀 더 앞당겨서 풀어낸 다음
최종장의 이야기를 늘리는게 더 매력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발전된 조선의 뒷 얘기든,
21세기 지구의 이야기든,
혹은 적대 세력의 이야기든,
모두 제대로 마무리 되지 않은 느낌이라 허탈하다.
신선한 소재와 흥미로운 전개가 마무리까지 이어지지 못하다보니
전체적인 소설에대한 감상까지 평가가 낮아지게 되었다.
특히 변화하고 있는 세종대왕의 조선을
실시간으로 바라보게 되는 시점부터는 묘하게 가벼워진다.
기존 인방물의 소재를 가져다 쓰다보니 애매한 장점과 뚜렷한 단점이 더 부각되게 되었다.
결국 주인공인 세종대왕의 행동과 말에 대한 무게감이
현대의 감성으로 판단하게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독특한 설정으로 시작해서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아쉬운 소설이지만
그래도 어지간한 대체역사소설중에는 충분히 읽을만 하다 생각된다.
계속 얘기하게 되지만 단점들이 도드라지는 치명적인 부분과
설득력 떨어지는 결말은 소설 전체가 허술하게 느껴지게 된다.
설명이 부족해서 그렇지 개연성은 있는데 설득력이 없다는
이 오묘한 말이 이 소설을 읽은 감상이다.
우리 애가 머리는 참 좋은데 공부를 안해 라는 말과 비슷한 말이다.
[5.0] 스토리, 캐릭터, 주제, 필력의 완벽한 조합. (매우 주관적인)
[4.0] 충분히 재미있는 소설.
[3.0] 킬링타임. 시간은 안 아깝다. 평균점.
[2.5] 읽긴 다 읽었는데.. 아쉬움. 평균점.
[1~2.0] 거의 대부분 읽다 포기. 지금 나에겐 읽기 힘든 소설.
- 이야기 전개의 설득력 저하.
- 큰 하자가 있는 이야기 (결말, 동기등).
- 포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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