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동화 창작 교실 - 이금이.푸른책들.2006
그동안 동화창작에 대한 실제적인 노하우를 담은 국내 이론서가 전혀 없어서 동화작가 지망생들은 높은 열정을 지니고도 자신이 나아갈 바를 좀처럼 개척하기가 어려웠다. 이 책의 저자 이금이도 신인작가 시절엔 결코 예외가 아니었다.
이 책에는 20여 년간 꾸준히 창작 활동을 하며 『너도 하늘말나리야』, 『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 『유진과 유진』 등 20여 권의 작품집을 펴낸 동화작가로서, ‘푸른아동문학아카데미’를 통해 수많은 신인작가를 길러 낸 선생으로서 자연스럽게 체화된 이금이 작가만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들어 있다.
-책 소개: Yes24 (http://www.yes24.com/Product/Goods/2126989)
[목차정리]
- 동화를 어떻게 쓸것인가.
- 읽는 대상에 대한 예의.
- 일반 소설이 아닌 동화의 특성과 구조.
- 여러 종류의 동화.
- 등단에 관한 오래된 정보.
요즘이라기는 조금 된 책이지만
최근의 아동용 책들과 비견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기조를 설명하고 있다.
성인이 되며, 책 읽는 맛을 느끼게 되며
청소년 소설, 동화등은 손대지 않게 되었지만
가끔 보이는 아동소설들의 방향성은
꽤 신선하게 다가온다.
동화나 청소년 소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읽는 대상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그 예의는 사회적인 기준에서 최소한이라기 보다는
좋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게 하려는
어른의 배려가 아닐까 싶다.
성인이 되고 나서야 선택도 책임도 본인이 오롯이 지는법이지만
그 전까지는 옳고 바르다에 대한 기준을
이야기를 통해 권해주는건 매우 흥미로운 일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소설창작에 관한 이야기를 바탕에두고
동화라는 특성에 맞게 조율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어떤 식으로 얘기하며
읽고 소통하고 싶다는 작가의 생각이 바닥에 켜켜이 쌓아가며 말이다.
다음에 책을 고를 때 이 작가님의 책을 읽어봐야 겠다.
정리하면 동화라는 분야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일반책을 쓰는것과는 같으면서도 약간 다른
분야의 책을 쓰는 작은 이정표같은 느낌이다.
비슷하겠지만 책을 쓰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한은
굳이 읽을 필요는 없는 책이다.
다만 조금이라도 머리속에서 떠 도는 이야기가 있다면
그걸 지면으로 옮기기 위한 방법은
도움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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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발췌.
31p
스티븐 킹은 자신의 창작론 유혹하는 글쓰기』(김영사, 2002)에서 '소설가가 해야 할 일은 아이디어를 찾아 내는 것이 아니라 막상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그것이 좋은 아이디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저요! 저요!' 하고 손 내미는 많은 소재들 중에서 쓸 만한 것을 찾아 내어 모티프로 삼을 줄 아는 안목이야말로 좋은 동화 쓰기의 첫걸음이니까요.
36p
어린 시절의 직·간접 경험을 모티프로 해서 동화를 쓸 경우 크게 세가지의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경험은 어린 시절에서 가져오되 등장인물이나 배경은 현재로 설정하는 것입니다. 이럴 때는 요즘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을 만큼 소재가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것이어야겠지요. 어린이 독자가 거리감을 가장덜 느끼게 하는 방법입니다.
둘째, 과거로 안내하는 매개자가 있는 경우입니다. 현재에서 어떤 동기를 설정한 뒤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형식이 되겠지요. 동화 속 등장인물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는 것이 곧 독자에게 들려 주는 것이 되는 것이지요. 이 때에는 동기를 설득력 있게 설정해야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습니다.
나는 『햄, 뭐라나 하는 쥐』에 실린 중편동화 「딸그만이네 또섭이」에서 그런 방법을 썼습니다. 아들 딸 차별이 거의 사라진 요즘에 딸이라서설움 받았던 엄마들의 이야기를 어린이 독자에게 들려 주기 위해 엄마가딸에게 들려 주는 형식으로 구성한 것입니다.
셋째, 등장인물이나 시대적 배경, 사건 등을 그대로 그리는 방법입니다. 이 경우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쓰는 사람이 자신만의 감상에 젖지 말아야 합니다. 자칫하면 작가만 즐거운 작업이 될 수 있으니까요. 아울러사건을 겪는 등장인물은 어린이지만 이미 어른이 된 화자의 연륜에서 배어 나오는 성숙한 시선과 삶에 대한 통찰력이 동화의 바탕에 깔려 있어야합니다. 그래야만 개인의 회고담에서 벗어나 한 편의 작품으로서 독자들의 폭넓은 공감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41p
모티프를 동화로 만드는 힘, 그것은 바로 상상력이랍니다. 여기서의 상상이란 공상이 아닙니다. 독자들이 고개를 끄덕거릴 만한 개연성(蓋然性)과 당위성(當爲性)을 필요로 하는 상상입니다. 그럴듯하게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상상력이야말로 작가가 되기 위해서 꼭 갖추어야 할 자질이 아닐까 싶습니다.
......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다양한정보가 가득한 신문 기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신문에서 감(感)이 오는 기사를 스크랩합니다. 그리고 그 기사의 이면(裏面)을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어린이의 자살, 흉악한 살인 사건, 청소년들의 범죄, 부모를 버린 패륜, 집단 따돌림을 시키는 어린이 심리 등의 이면에 숨겨져 있을 일들을유추해 보는 것입니다. 신문에 사회의 어두운 면만 실리지 않습니다. 가슴을 따뜻하게 만드는 미담가화(美談話), 보통 사람 또는 별난 사람의 인생 유전 등도 상상력을 발휘해 볼 수 있는 좋은 이야깃거리입니다. 단, 신문 기사를 모티프로 삼을 때는 소재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소재주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소재를 자신의 마음으로 겪는 과정을거쳐 반드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55p
등장인물을 사건의 주체로 살아 움직이게 하는 힘은 바로 제대로 된 성격 묘사에 있습니다. 등장인물은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보편성과 전형성(典型性)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중심인물을 지나치게 미화하거나 영웅으로 만들어서도 안 됩니다. 처음 동화를 쓰는 이들은 자신이 창조한 중심인물을 미화하기 쉽습니다. 중심인물이 비록 영웅일지라도, 그 영웅은 여느 범인(凡人)처럼 고뇌하고 갈등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신을 이루어 가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그래야 독자들로부터 공감을 받을 수 있습니다.
77p
로널드 B. 토비아스는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플롯(물"1997)에서 좋은 플롯의 원칙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 긴장이 없으면 플롯은 없다.
2. 대립하는 세력으로 긴장을 창조하라.
3. 대립하는 세력을 키워 긴장을 고조시켜라.
4. 등장인물의 성격은 변해야 한다.
5. 모든 사건은 중요한 사건이 되게 하라.
6. 결정적인 것을 사소하게 보이도록 하라.
7. 복권에 당첨될 기회는 남겨 둬라.
8. 클라이맥스에서는 주인공이 중심적 역할을 하게 하라.
그는 또 플롯을 발전시키고자 할 때는 다음의 질문을 고려하라고 말합니다.
1. 이야기의 기본적 아이디어가 무엇인가?
2. 이야기의 중심적 목표는 무엇인가?
3. 주인공의 의도는 무엇인가? 주인공은 무엇을 원하나?
4. 주인공의 동기는 무엇인가? 주인공은 ‘왜’, ‘무엇'을 원하나?
5. 주인공은 누구 또는 어느 편인가?
6. 주인공은 자신의 의도를 완성하기 위해 어떤 행동 계획을 가지고 있나?
7. 이야기의 중심 갈등은 무엇인가? 내적인가, 외적인가?
8.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주인공이 겪는 변화의 본질은 무엇인가?
9. 플롯은 인물 중심인가, 행동 중심인가?
10, 이야기의 시발점은 무엇인가? 어디서 시작할 것인가?
11. 이야기 전체의 긴장은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12. 주인공은 이야기의 클라이맥스를 어떻게 완성하는가?
114p
복선은 독자를 긴장시키고 흥미를 유발시키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기법입니다. 어떤 사건이든 작가의 의도에 의해서 미리 준비되어야 하며, 우연의 남용은 작품에 대한 신뢰감을 떨어뜨립니다. 그리고 이야기 초반부에 독자가 복선으로 생각할 만한 의미 있는 사건을 그려 놓고 그와 연관되는 결말 없이 끝낸다면 역시 신뢰감과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이 되고 말지요. 작가는 자신암시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132p
좋은 묘사란 적절한 어휘와 비유로 이루어집니다. 박윤규의 '산왕 부루』(푸른책들, 2002)는 아름다운 우리말과 정확한 비유로 이루어진 구체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묘사로 독자들을 끌어들입니다.
.......
묘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얼마큼 보여 주는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처음 쓰는 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보여 줄 부분과 보여 주지 않을 부분을 판단하는 일 같습니다. 등장인물의 대화나 행동을 시시콜콜하게 다 보여 주는 것 역시 독자를 지루하게 만드는 데 기여합니다. 작가가 스스로 취해서 써내려 간 그 장면들을 독자는 하품을 하며 건너뛰는 것입니다. 묘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절제입니다.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장면 중 핵심이 되는 부분만 묘사해야 합니다.
162p
제목 지을 때 필요한 것들
- 내용이나 주제를 함축하고 있어야 한다.
- 상징적이어야 한다.
-다른 장르의 제목을 패러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 감각적이고 간결한 것이 좋다.
- 제목에도 유행이 있다. 유행에 너무 민감한 것도 문제지만 뒤떨어져 낡은 느낌을 줘도 독자들에게 외면을 당한다.
178p
창작동화가 문학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면 기획동화는 효용성에 큰 비중을 둔 형식입니다. 환경, 과학, 예술, 역사 등 딱딱하거나 접근하기 어려운 내용을 동화라는 그릇에 담은 기획동화는 독자들이 원하는 정서적 감흥과 정보나 지식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게 해 줍니다. 요즘 들어 다양한 기획동화가 활발하게 출간되는 것도 독자의 다양한 욕구를 수용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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