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책 읽고 글쓰기 - 나민애. (주)서울문화사. 2020.
글을 잘 쓰고 싶은 모든 사람을 위한 쉽고 친절한 책
서울대학교 기초교양 최고 인기 강의인 나민애 교수의 ‘서평 특강’이 책으로 출간되었다.
서울대 글쓰기 담당 교수인 저자는 2007년부터 매년 최소 200명 이상의 학생들을 만나
매년 최소 200편부터 수백 편에 달하는 학생들의 서평, 감상평을 읽고 고쳐주고 가르쳤다.
그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이 무엇을 어려워하고, 무엇에 목말라하는지 알게 되었고,
쉽고 실용적인 저자의 강의는 학생들의 ‘최애’ 강의가 되었다.
학생들이 찰떡같이 알아듣고 열화와 같은 성원이 이어지자 다른 학교,
다른 단체에서도 서평을 공부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아졌다.
저자는 오히려 학교 밖에서 학생의 눈빛을 지닌 사람을 더 많이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서평을 쓰려는 사람은 많고, 서평을 가르치는 기관이나 전문교재는 많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이 태어났다. ‘서평’이라고 하면 일단 무조건 어렵게만 느껴지는
마음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학교의 아카데믹한 성격을 많이 지우고,
서평을 쓰고 싶은 모든 사람을 위한 쉬운 책을 만들어낸 것이다.
짧은 시간에 서평 쓰기의 틀을 익히고, 어렵지 않게 서평 쓰기에 도전하는,
글쓰기의 ‘기초 체력’을 키우는 것이 이 책의 확실한 역할이자 차별화된 포인트다.
-책 소개: Yes24 (http://www.yes24.com/Product/Goods/89604341)
[목차정리]
- 서평은 무엇인가.
- 서평을 쓰는 이유.
- 왜 서평을 써야 하는 가.
- 100자 리뷰 부터 학술 서평까지.
- 잘 쓴 서평이란.
현직 서울대 교양강의 교수의 책.
왠지 저자 소개만 봐도 읽어보고 싶은 느낌이다.
많지 않은 페이지로 부담없고
교과서처럼 덕지덕지 불필요한 내용이 붙어있지도 않다.
교과서를 깔고 포인트를 설명하는 강의처럼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쓰였다는 느낌이다.
전체적인 책의 내용을 요약하면
많이 써야 한다.
많이 쓰려면 많이 읽어야 한다.
제대로 쓰러면 더 많이 읽어야 한다.
로 정리될 수 있을것 같다.
짧게는 쓰는 습관을 들이돼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는 맛을 생각하게 한다.
결국 쓴다는 것은 목적이 있는 법인데
그 목적에 맞게 쓸 수 있도록
생각하는 방법과 쓰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그리고 문체 자체가 강의하는 것 처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질문하고 답변하는 형식으로 쓰여있어
다시 말하지만 읽기가 부담스럽지 않다.
100자 리뷰를 쓰는 것으로 시작해서
블로그 서평의 기준, 그리고 학술 서평의 틀을 제공하고
좋은 서평을 위한 질문 하는 방법도 제시 한다.
그리고 그 질문들의 모든 기초인 "왜?"와 "어떻게?"를
바탕으로 생각하고 기록하고 쓰는 법을 얘기한다.
모든 분야에 천재는 존재한다.
이런 공부나 노력따위 하지 않아도
머리속에서 생각하는대로만 써도 인정받는 이들도 있을것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함이 아니라
나도 써도 되나?
혹은 나도 써보고 싶은데?
라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가져본 사람들을 위한
최소한의 안내 이정표 같은 느낌이다.
여기서 더 깊이 배우고 싶다면
서울대를 가야 하는 건가 라는 생각도 들지만
점수가 1점 정도 모자라니 안가는 걸로 해야겠다.
--- 이하 발췌.
51p
정신적 과정을 따라가보자. 예를 들자면, 우리 서평러들이 서평에서 해야 할 일은
1. 왜 '마음이 먹먹한가'의 원인을 분석하고,
2. 이 책이 왜 이렇게 좋았을까' 의 근거를 찾아내 드러내는 것이다.
3. 그리고 분석과 근거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이 책을 읽고 싶도록
(혹은 전혀 읽고 싶지 않도록, 혹은 읽을 필요가 없도록)
4. 내 판단을 그들도 역시 신뢰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서평의 전체적 프로세스다. 내가 읽은 '마음의 방향'을 바탕에 슬쩍 깔고, 다시 말해 내 정신과 감수성이 책과 소통하도록 하고 나서, 그 결과물을 지성적이며 논리적으로 분석해보면서 왜 내가 그렇게 읽었는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53p
서평러의 멋진 질문도 도구가 있으면 훨씬 수월하다. 서평러가 책을 분석하려고 덤빌 때 상비할 무기는 '왜?'와 '어떻게?'이다. 얘네 둘은 같이 붙어다니는 게 좋다. 큰 녀석 '왜'가 나오면 꼭 둘째 '어떻게'로 연결이 되도록 해야 말할 거리도 많아지고 분석도 풍성해진다. 그러니 '왜'는 오른손, '어떻게'는 왼손에 쥐고 책에게 막 던져보자.
좋은 인터뷰이가 좋은 인터뷰어를 만드는 법이다. 다시 말해좋은 질문이 좋은 접근을 이끌어낸다. 텍스트에 접근하는 질문지들을 다양하게 만들어보는 것이 어려우면 우선,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이런 저런 질문지를 적어보자. 우리가 느끼는 것이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받아들이는 과정이 정답이다. 이 느낌과 과정에서 1차 질문지>가 생성된다. 나만의 글은 1차 질문지)를 발달시키고 전개시키면서 생성된다. 예를 들어,
영화 〈기생충〉은 왜 우스꽝스러우면서 슬플까. 어떻게 그럴까.
나는 이 영화가 굉장히 좋았는데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분석하자면 뭘까.
영화 〈엑시트는 왜 웃기면서 씁쓸할까. 어떻게 그럴까.
나는 이 영화가 좀 실망이었는데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분석하자면 뭘까.
영화 〈조커는 왜 잔인한데도 슬플까. 어떻게 그럴까.
나는 이 영화를 보고 굉장히 불편했는데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분석하자면 뭘까.
소설 《토지》는 엄청 긴데 왜 잘 읽힐까. 어떻게 그럴까.
나는 이 소설을 읽고 나서 '와! 대박!' 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분석하자면 뭘까.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은 생각보다 짧은데 왜 이렇게 안 읽힐까. 어떻게 그럴까.
나는 이 소설을 읽고 나서 '에계계~' 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를 남들에게 설명하자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
학술서 《사피엔스》는 학술서인데 왜 재미있을까. 어떻게 그럴까.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저자의 다른 책을 읽어보고 싶어졌는데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서술한다면 뭘까.
69p
영향력이니, 영혼에의 스며듦이니 이런 소리를 하지 않아도'책은 읽어야 한다. 왜냐하면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는 배우게된다. 책에는 사람들의 의견, 생각, 숨소리, 웃음소리, 고통, 신음, 비판, 미움, 용서, 사랑, 분노, 잘못, 후회, 질책 등이 담겨 있으므로, 우리는 이것들을 책으로써 학습하게 된다. 읽으면서 더 많은 암기의 대상을 만날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숙고의 문제들, 더 많은 알아야 했으나 숨겨져 있던 진실들, 생각하는 방식과 생각해야 할 방식에 대해서 배우게 된다.
77p
하나, 책을 살 때마다, 책을 읽을 때마다 습관적으로 1줄 리뷰'를 단다. 인터넷 기사에 댓글 달 듯 자주 달아본다.
둘, 심리적으로 쫄지 않는다. 내가 뭐라고 이 대단한 책에 코멘트를 단 단 말인가' 이런 생각은 접어둔다.
셋, 남이 내 리뷰에 무엇이라고 평할지 상상하지 않는다. 남의 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판단하는 근육 기르기가 우선이다. 내 주체적 평가가 쑥쑥 자라도록 남의 시선은 OFF 처리한다.
넷, 구체적인 단어 표현이 너무 어렵다면 추천, 비추천 뭐를 선택할까 고민이라도 한다.
다섯, 다 읽고 달아야 할 필요는 없다. 읽은 부분까지 표시해놓을 때 책갈피 대신 포스트잇을 붙여놓고 거기까지의 1줄 리뷰'를 달아본다.
80p
다시 말해서 좋은 100자 리뷰의 조건은 다음 3개로 압축된다.
하나, 구체적인 자기 경험 혹은 상황에 대한 제시(이해도 및 공감도를 높인다)
둘, 그냥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특히 어느 면에서 도움이 된다, 좋다. 아쉽다, 나쁘다' 라고 적기
셋, 유용성을 내용으로 삼아 책에 대한 정의 시도하기
92p
블로그 서평의 기본 조건
1. 너무 길면 안 읽힌다.
스크롤 압박은 금물!
문장도 너무 길지 않게 쓰자. 문장이 길면 머리(주어)와 꼬리(술어)가 서로를 잃어버린다.
내용도 너무 많이 담지 말자. 내용이 길면 목적을 상실한다.
2.너무 어려워도 안 읽힌다.
현학적 용어 남발 금물!
잘난 척의 욕망은 자기 집에서 혼자서만,
3. 핵심적 한 방이 있어야 한다.
인터넷 유저들의 인내심을 바라지 마라.
맨 끝으로 스크롤이 내려가기 전에 강조 포인트를 짠 하고 등장시킬 것. 가장 좋은 한 방은 위에서 20~30% 정도 내려왔을 때, 즉 줄거리 및 서지를 소개하고 난 후가 적절하다.
100p
서지 예시
- 지은이 :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 제목 : 사피엔스(Sapiens)
- 번역 : 조현욱
- 감수 : 이대수
- 출판사 : 김영사
- 출간 연도 : 2015. 11.
- 원문 출간 연도 : 2011.
- 페이지 : 총 636면
게시물 상단에 기대되는 서지 정보는 이런 내용이다. 이렇게 디테일한 정보를 보여주고 대상 콘텐츠를 확정하는 이유는 서평이 책을 주재료로 하는 글이기 때문이다. 책 이해의 기본은 서지에서 출발한다. 책에 대한 분석 역시 책의 서지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어 원제가 왜 이렇고, 왜 한국에서는 그것을 변형하여 번역했을까. 저자는 왜 제목을 이렇게 잡은 것일까. 우리는 서지를 놓고 이런 질문을 해야 한다. 서지에 대한 질문과 대답은 서평에 들어가기 딱 좋다.
128p
...서평의 과정은 뭘로 이루어져 있을까. 그것은 '질문'이다. 황금알을 낳는 닭처럼, 서평의 질문은 좋은 판단을 낳는다. 질문이 많으면 서평은 산으로 간다. 그래서 간단히 정리하자. 서평의 질문은 2가지만 잘하면 된다. 그것은 바로 '왜'와 '어떻게' 이다. 이 2가지 질문은 서평 쓰는 사람의 오른손과 왼손에 하나씩 들려 있어야 하는 연장이다. 게임의 특수 아이템, 병사의 무기. 이런 것이 바로 '왜'와 '어떻게' 이다.
‘왜’라는 무기는 텍스트의 핵심을 파도록 도와준다. '왜'를 통해 수확한 내용은 서평의 방향과 주제를 결정해준다. 내가 느낀 감정이나 느낌을 논리적으로 풀도록 유도해준다. 저자가 왜 이렇게 말했지? 이 단어는 무슨 뜻이지? 왜 여기서 이런 예시를 들었지? 저자 말이 왜 이해가 안 되지? 저자 말이 왜 충격적이지? 저자 말에 왜 쉽게 동의가 되지? 저자 말에 왜 괜히 찔리지? 이런 '왜'들은 책의 심층으로 들어가게 하는 곡괭이이다.
그럼 어떻게'는 어떤 역할을 할까. '어떻게'를 묻는다는 것은 '방법론'을 묻는 것이다. 작가가 책을 서술한 방법, 표현한 기법, 구조적 장치, 활용한 자료 등등은 '왜'가 아니라 '어떻게'를 통해 접근할 때 효과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책의 내용, 핵심, 성격, 다시 말해 내용적인 측면만을 다룬다고 오해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서평은 그 책의 탄생 비화, 탄생 과정, 당대의 존재 의의, 현재의 존재 의의, 장정, 표구, 삽화, 도표, 형식, 문체, 언어, 단어, 이미지, 기법 등까지 모두 포괄한다. 내용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형식적인 부분도 서평이 다루어주면 좋은 부분이다.
129p
서평러는 '꼽는 자' 이다.
이제 질문을 보다 쉽게 하기 위한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왜고 어떻게고 간에 이런 질문하기 자체도 어렵다면 그냥 '꼽기'를 하면 된다. 책을 읽으면서 적당한 꼽기'를 찾아보자. 꼽기 가능한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장르 불문 공통되게, 아래 중에서 골라 꼽자. (1~2개)
- 이 책에서 여기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을 꼽자면
- 이 책에서 여기서 가장 유용한 부분을 꼽자면
- 이 책에서 여기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꼽자면
- 이 책에서 여기서 기장 주목해야 할 부분을 꼽자면
- 이 책에서 여기서 가장 아쉬운 부분을 꼽자면
- 이 책에서 여기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꼽자면
- 이 책의 장점을 꼽자면
- 이 책의 단점을 꼽자면
- 이 책의 내용상 특징/아쉬운 점/장점/단점을 꼽자면
- 이 책의 형식상 특징/아쉬운 점/장점/단점을 꼽자면
- 이 책에서/여기서 미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꼽자면,
- 이 책이 사상사적으로 가장 큰 울림을 주고 있는 부분을 꼽자면
- 이 책의 문체적인 특징을 꼽자면
- 이 책의 전개상 특징을 꼽자면
더 꼽을 수도 있지만 숨이 차는 관계로 이 정도로 정리해보자. 이 꼽기 항목만으로도 쓸거리를 충분히 찾을 수 있다. 그래도 아리송하시다면! 아래와 같이 더 세분화할 수 있다.
• 소설의 경우 아래 항목을 더 주목하자. (1~2개)
- 여기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을 꼽자면
- 이 책에서 가장 결정적인 장면을 꼽자면
- 이 책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부분을 꼽자면
-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를 꼽자면
- 전개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꼽자면
- 가장 탁월했던 부분을 꼽자면
- 이 책의 문체적 특징을 꼽자면
- 이 책의 서술상 특징을 꼽자면
• 학술서의 경우 아래 항목을 더 주목하자. (1~2개)
-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을 꼽자면
- 이 책의 내용상 특징/아쉬운 점/장점/단점을 꼽자면
- 이 책의 형식상 특징/아쉬운 점/장점/단점을 꼽자면
- 이 책이 사상사적으로 가장 큰 울림을 주고 있는 부분을 꼽자면
- 이 책이 ○○를 논한 다른 저서들과 가장 큰 차별성을 꼽자면
• 시집의 경우 아래 항목을 더 주목하자. (1~2개)
- 이 작품집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 편을 꼽자면
- 이 시집에서 시인의 내면을 가장 잘 드러내는 구절을 꼽자면
- 이 시집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미지를 꼽자면
- 이 시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한 편을 꼽자면
- 이 시집에서 가장 상징적인 작품을 꼽자면
- 이 시집의 이미지 계열을 꼽자면
• 에세이의 경우 아래 항목을 더 주목하자. (1~2개)
- 저자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를 꼽자면
- 이 책의 세계관이 드러나는 일화를 꼽자면
- 저자의 삶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부분을 꼽자면
- 저자가 큰 울림을 전달하는 부분을 꼽자면
- 독자에게 인상 깊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구절을 꼽자면
- 저자의 메시지를 압축적으로 상징적으로 표현한 부분을 꼽자면
• 실용서의 경우 항목을 더 주목하자. (1~2개)
- 이 책의 필요성을 꼽자면
- 이 책의 한계를 꼽자면
- 이 책에서 독자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부분을 꼽자면
- 유용한 팁을 정리해준 장을 꼽자면
- 실제로 우리가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된 부분을 꼽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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